전시명:Idea Of Complex part II
작품명:Spectacleless Complex
유진상(계원디자인조형미술대학교수)
이천년 전 로마 제국의 곳곳에 세워져 있던 원형경기장에서는 경기가 열리는 기간 동안 많은 곳은 하루에 5,000명 정도가 죽어나갔다고 한다. 그들이 흘리는 엄청난 양의 피를 빨아들이기 위해 두터운 모래가 바닥에 깔려 있어 그것을 ‘아레나’(모래)라고 불렀다. 오늘날 경기장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이 단어에는 거대한 탈-현실화의 기억이 새겨져 있다. 이들이 외쳐대던 살육의 요구는 거대한 원형경기장의 구조에 의해 증폭되어 추상적인 음향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시간적 특이성과 정치를 결합시킨 스펙타클은, 드보르(G. Debord)에 의하면, 바로 이 군중의 시간의 집단적 소모 즉, 시간의 유사순환구조(pseudocyclism)을 만들어내기 위한 의도로부터 출발한다. 거대한 순환적 시간의 가상태(simulacre)를 만들어 그것으로 현실을 대체한다는 이러한 아이디어는 오늘날 자본주의의 근간을 이룬다. 끊임없이 시간은 소비되고 또 생겨난다. 그라시안(B. Gracian)에 따르면 우리가 가진 유일한 것은 시간이기 때문에 (심지어 거지들조차 그것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유사순환구조를 만드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광고를 통해, 연속극을 통해, 월드컵과 올림픽을 통해, 구정과 추석, 때가 되면 돌아오는 보너스 시즌과 세일, 조용할만하면 터지는 사건-사고와 뉴스들을 통해 시간은 유사순환구조로 대체된다.
정승의 < 스펙타클리스 콤플렉스 >는 약 2,000개의 ‘노호혼’ 인형들로 이루어져 있다. 노호혼이란 일본의 한 완구회사에서 생산하는 태양전지에 의해 구동되는 인형이다. 특징은 그저 고개를 까딱거리며 움직이거나 소리를 낸다는 점이다. 정승은 인터넷에서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이나 아예 공장에서 도매금으로 떼어 파는 한물 간 제품들을 이용하여 작품을 해왔다. 그가 이 제품들을 구하는 이유는 아주 많은 수의 동일한 산업적 가공품들이기 때문이다. 2009년 작 < 서클링 콤플렉스 >에서 그는 목이 없는 200여개의 사이클러 자동인형들을 제자리를 끝없이 맴도는 원형트랙 위에 설치한 적이 있다. 모터에 의해 구동되는 이 인형들이 내는 소음은 늦여름에 수많은 벌레들이 일제히 울어대는 소리나 수천명의 라마승들이 내는 독경(讀經)소리 같은 것을 연상시켰다. < 스펙타클리스 콤플렉스 > 역시 반(半) 원형으로 이루어진 계단식의 좌대 위에서 수많은 인형들이 고개를 까딱이며 소리를 내는데, 수없이 많은 인형들의 목이 움직이면서 내는 소리는 거대한 도시의 소음이나 수없이 많은 시계의 초침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계단식 좌대는 로마의 원형경기장처럼 보이기도 하고 혹은 불당(佛堂)에 설치되어 있는 수천 개의 보살들을 모셔놓은 신위(神位)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중 몇몇 개는 내부의 기계적 움직임에 의해 조금씩 흔들리다가 좌대 밑으로 굴러 떨어지는데, 흡사 거대한 순환의 흐름 속에서 탈락하는 비극적 개인들처럼 보인다.
정승의 < 스펙타클리스 콤플렉스 >는 그것의 존재 자체로서 아이러니를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은 전체(2,000개의 노호혼들)가 아닌 부분(추락한 노호혼들)을 주목해야 하는 작품이면서 동시에 그것들 전체가 만들어내는 스펙타클에 대한 일차적 감상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멀티플 레디메이드’의 작가인 정승이 자신이 사용하는 많은 수의 제조업 생산품들을 이용한 작품을 보여줄 때 부딪힐 수 있는 문제는 그것이 쉽게 수적 반복에 의거해 흥미를 일으키는 시각적 모뉴멘트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승은 자신의 작품을 비평과 시각 양면에서 독립적으로 운동하는 구조로 만드는데 성공하고 있다. 작가는 < 스펙타클리스 콤플렉스 >가 구체적인 개별적 사실들에 대한 관심 대신 거대한 현상의 흐름에만 주목하는 현실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말한다. 심지어 동시대미술마저 예술가들 각각의 창작 정신에 대해 초점을 두기보다는 비엔날레에서처럼 매번 달라지는 포괄적인 테마의 개별적 사례로서 예술가와 작품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 이러한 언급 속에 담겨 있다. 따라서 스펙타클이 될 수 없다면, 전체의 그림을 그리는 수많은 것들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초조감에서 콤플렉스가 싹트기 시작한다. 다른 한편, 시스템의 고도화나 성장이 중시되는 현실 속에서 컨텐츠가 오직 그러한 합목적적인 결과를 위해서만 인정되거나 그 이외의 것들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질 때 이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는 개개인이 느끼는 혼란은 스스로의 존재이유에 대한 부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동일성의 거대한 틀이 만들어내는 스펙타클은 그것을 구성하는 개별자들을 패턴의 일부로 만든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의미 없는 붕붕거리는 소음은 마치 자본주의적 스펙타클에의 차가운 열광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시간적 순환의 ‘옴’(唵, 불교에서 말하는 태초의 소리)처럼 들린다. 역설적인 것은 자본주의적 스펙타클의 진동이 종교적 열락(nirvana)의 신성한 음(音)보다 더 커다란 파동을 일으키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개별자들이 스스로 거대한 진동의 일부가 되어야만 한다는 알 수 없는 열정에 사로잡히는 것, 이것이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위대한 효과다. 그것은 가시성이나 가독성(可讀性)을 염두에 둔 소통의 관계 대신 끊임없는 반복과 열정의 소우주를 창출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이 생산되고 소비되며 또 새로운 것이 기존의 것을 대체하고 빠르게 소멸하는 ‘기관 없는 신체’가 시공간을 가상의 비등점(沸騰點)에서 지속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의 제목은 ‘스펙타클’로부터 배제된, 자신이 속한 자리에서 일탈한 개체들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스펙타클로부터 떨어져 나온 이들은 다름 아닌 예술가로 대변되는 소수의 주체들이다. 이들이 느껴야 하는 콤플렉스는 스스로 자본주의, 혹은 그것에 준하는 열정이 만들어내는 흐름의 바깥으로 탈락되어 있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태양광 전지를 이용하는 노호혼은 흡사 그것을 둘러싼 공간 전체가 무의미하고 반복적인 움직임의 이유가 되기라도 하듯 그것의 동력을 주변에 산재하는 무형의 빛으로부터 얻는다. 아무리 작은 에너지라 하더라도 그것은 노호혼의 머리를 움직이게 하는데 충분할 것이다. 그것은 빛이 존재하는 한 마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명령처럼 머리를 까딱거릴 것이다. 그것의 유난히 밋밋한 머리에 인쇄되어 있는 고정된 미소는 자신이 받아들이고 있는 운명적인 존재양태를 더욱 극적인 것으로 보여준다. 존재하다는 사실은 빛과 공기처럼 존재하는 것 모두를 부풀린다. 봄에 생명을 내뿜어 겨울에 소멸시키는 자연의 거대한 순환은 모든 개체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존재감을 불어넣는다. 노호혼이 흥미로운 점은 그것이 동일한 자연의 요소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는 점이다. 작가가 노호혼을 선택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고개를 움직여야 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Spectacleless Complex (essaie II) . 2000 nohohon toys, wooden structure, fluorescent lighting device . 600(dia.)x 400cm . 2013
Spectacleless Complex (essaie II) . 노호혼 인형 2000개, 나무 구조물, 형광등 구조물 . 600(dia.)x 400cm . 2013
Approximately 200 toy bicycles circle around on fixed tracks making loud noises and then abruptly stop and restart. The cyclists are without heads or arms and due to the motion they bow.
약 200개의 자전거 인형이 굉음의 모터 소리를 내며 마치 소용돌이를 연상 시키는 모습으로 원형으로 돌게한 설치 작품이다.
Circling Complex . 200 cycler toys, wooden track with electricity . 320x320x30cm . 2009
Circling Complex . 자전거 인형 200개, 나무 트랙(전기) . 320x320x30cm . 2009
Installation view for inauguration of MMCA Seoul, audience can take a rest on the question mark shaped structure and hear the sound of that artist recorded in his studio during 30 minutes.
설치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뒤뜰 잔디밭
pourquoi ? [puʀkwa] 1. 왜,어째서,무엇 때문에 2. 이유,원인
Pourquoi pas ! [purkwa-pa] 안 될 것 없죠!
de quoi (+ inf )[dəkwa] …에 필요한 것, …할 것
작가의 일상에서 일반관객들과 작업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때 그 시작은 종종 ‘이걸 왜 만든 겁니까?’, ‘이 작품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 이거 팔리나요?’ 등등 작품에 관한 질문들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그 만큼 아직까지는 일반 관객들에게 있어 현대 미술은 아직은 거리감이 많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주제로 물음표 형상의 야외 설치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제목의 의미는 작품의 의도와 관련된 ‘왜?’ 라는 명제에 대해서 ‘안 될 것 없죠!’ 라는 서로 상반된 명제가 역설적으로 결합되고, 거기에 순차적으로 ‘···할 것’ 이라는 생산적인 의도의 표현의 결합을 통해서 현대미술 작품의 시작점인 사회현상에 대한 작가의 호기심에 대한 이야기들을 유도하고자 시도하였다. 여기에 더해서 구조물 위에 관람객들이 앉아서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사운드(작가의 작업실에서 채집한 작가의 육성 멘트들을 포함한 30분간의 소리 다큐멘테이션)를 들으며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Pour Quoi Pas De Quoi . plastic box, sound device, lighting device . variable size . 2015
왜? 안될 것 없죠, ~할 . 플라스틱바구니, 사운드장치, 할로겐조명 . 가변사이즈 . 2015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하나만 있으면 어디든 정확히 찾아갈 수 있고 3D프린터로는 못 만드는 모양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무엇이든 점점 더 정교해지고, 쉬워지고, 확실해지고, 빨라지고 있다. 이렇게만 보면 현대사회가 지금껏 이루어 놓은 업적에 찬사를 보내야 하겠지만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사회는 작은 균열에도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수 있을 정도로 구조적 결함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더욱이 그 안에서 기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대인들은 안락한 우물 밖을 내다 볼 시도조차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이전 세대에 비해서 몇 배나 더 많은 스펙을 쌓고도 나아지지 않는 삶의 질을 겨우 이어가는 현대산업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다가오는 미래는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현실일 뿐이다. ‘Smart Complex’에 빠져버린 현대의 도시사회인들의 긴장감은 어쩌면 선사시대 맹수들의 공격과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항상 느꼈을 긴장감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는 어찌 보면 지금껏 인류는 단 한 번도 긴장감 없이 살 수 있었던 적이 없는데 그저 애써 그것을 외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현대인들은 '아름다운 시절(Bel epoque)'에 대한 공약만을 남발하던 이데올로기시절의 안일함에 젖어있다. 불교에서 마음을 거울에 비유해 마음에 부처님을 비추면 부처님의 모습을 보고 배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 급격한 변화에 비해 사상적으로 준비가 덜되어진 산업사회 속에서 이제 현대인들 또한 각자의 마음속 거울에 ‘생존’을 키워드로 한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삶의 가치들을 비추어 보며 끈임 없는 사색을 통한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 가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Remember You Are Not Safe . neon light, half mirror, iron case . 90(dia.)x16cm . 2015
기억해 너는 안전하지 않아 . 네온 전구, 하프미러, 철재 케이스 . 90(dia.)x16cm . 2015
팔복예술공장 건물의 본래 용도인 카세트테이프 공장의 밤낮을 밝혔을 그러나 지금은 한 쪽이 떨어진 채 아슬아슬하게 여기저기 매달려 있던 형광등세트들이 25년이 지나서 다시 불을 밝히게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과거를 대할 때 모두 갈아 엎어버리고 새로 짓는 것에만 열중하고 있는 듯하다. 산업화의 빠른 템포만큼이나 우리는 우리의 지난 흔적을 남김없이 지워버리고 있다.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일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2016년을 살고 있는 우리의 주위를 살펴보면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 이는 어쩌면 갓 지난, 아직 백년도 채 안 된 과거마저도 부정하고 왜곡하며 혹은 외면 해버림으로써 방향성의 중심을 잃어버린 것에 기인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켜켜이 쌓인 먼지를 고스란히 품은 채 공간이나 혹은 사람이 아닌 굴곡진 시멘트 바닥을 비추며 일렬로 늘어선 형광등세트들이 조명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진솔하게 과거를 대하는 우리의 새로운 마음가짐이라고 할 수 있다.
The Way We Encounter A Past . fluorescent lighting set(collected on the site) . variable size (about 1000x100x100cm) . 2016
우리가 과거를 대하는 방식 . 형광등 전구 세트(현장에서 수거) . 가변 사이즈(약 1000x100x100cm) . 2016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멀티탭을 이어붙여가며 모양을 완성한 설치 작품이다. 필요 이상으로 비대해져 가는 현대사회의 시스템의 단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자 시도하였다.
Multi Complex-hair dryer . extension cord, hair dryer . variable size . 2010
멀티 컴플렉스-헤어 드라이어 . 멀티탭, 헤어드라이어 . 가변 사이즈 . 2010
자동차 내부의 부품들에서 부터 차체의 일부까지 그리고 그 이름 혹은 기능조차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없을 정도의 작은 부품에 이르기까지 ‘자동차’라는 오브제를 이루는 각 부품들을 펠트천을 이용한 패브릭 테크닉으로 재현하였다. 어떤 부품들은 그 사이즈가 과장되어지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은 관람객이 위에 앉을 때를 감안하여 제작 하였다. 관람객들이 작품 위에 앉거나 누워서 휴식을 즐기게 됨으로써 작품은 개념적 의미에서 하나의 풍경을 이루게 된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미지 너머로 수십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관련될 만큼 거대한 산업 구조를 갖추어야만 생산 할 수 있는 오브제라는 특수성과 그 시스템 안에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관객들과 나누고자 시도하였다.
Landscaping A Machine . felt-fabric . variable size . 2013
Landscaping A Machine . 펠트 패브릭 . 가변사이즈 . 2013
본래 흡입기능만 있는 로봇청소기 2대를 흡입과 동시에 분출 하도록 개조하여 바닥에 널려 있는 신문지, 패션잡지, 가짜 돈, 광고지 등을 잘게 자른 조각들을 공중에 날리며 전시 공간을 구석구석 돌아다니게 하였다. 공산품의 기능이 상실된 순간 끊임없는 이윤 창출을 통해서만 그 정체성이 유지 되는 자본주의 구조에 대한 모순을 환기 시키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주체로 거듭나게 되었다.
관객들은 전시 공간 안에 들어가서 인공지능으로 동선을 만들어 가는 작품과 어울리며 좀 더 발전된 형태의 관람을 경험 할 수 있도록 시도 하였다.
Robotic Irony . 2 robot vacuum cleaners, paper scraps(news, fashion magazine, fake currency, etc.), mirror wall . variable size . 2009
Robotic Irony . 로봇청소기 2대, 종이조각(패션잡지, 신문, 가짜돈 등), 거울 . 가변사이즈 . 2009
300개의 간이 의자를 쌓아 올려서 구조물을 완성한 작품이다.
현장 설치- Saatchi gallery 런던
Robotic Irony(essaie II) . 300chairs. variable(size200x200x400cm) . 2011
간이의자(essaie II) . 간이의자 . 가변사이즈 (약 200x200x400cm) . 2011
주로 보안 혹은 경고의 표시로 쓰이는 경광등의 외부 케이스를 이어 붙여가며 만든 기둥모양의 조형물을 실내의 벽면에 기대어 놓는 방식으로 설치하여 완성하는 작품이다. 기둥의 내부에 모스부호 신호를 조명과 사운드 장치로 재현하는 장치를 장착하여, 미리 입력된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재생하고 관람객들이 직접 해석해 보는 이른바 관객 참여 형 작품이다.
구급차, 경찰차, 공사장 등 끊임없이 스펙터클을 양산해야만 그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현대 산업사회의 일상을 순식간에 드라마틱한 현장으로 바꾸어 놓곤 하던 오브제인 경광등은 그 자체만으로도 수 없이 많은 상징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 그런 오브제에서 뿜어져 나오는 경고의 불빛들이 시의적 메시지와 결합하며 만들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은 관객들로 하여금 우리의 일상을 평소와는 다른 시각으로 환시시키는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Rainbow From Warnedland . warning light, CCTV video, Morse code transmitter with light and sound . 350x20(dia.)cm . 2014
경고된 나라에서 온 무지개 . 경광등, CCTV영상, 모스부호 송출기(조명, 사운드) . 350x20(dia.)cm . 2014
머리를 흔들면서 발생하는 미동에 의해 앞으로 조금씩 움직이다 결국 하나씩 추락하는 인형들로 가득찬 구조물 앞에 앉아서 명상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한 설치 작품이다.
Let's Have a Moment of Conversation with Mr. Made In China . nohohon, fabric doll, neon light . variable size . 2011
여기에 앉아서 Mr. Made In China와 함께 명상을 즐겨보세요 . 노호혼 인형, 패브릭인형, 형광등 . 가변사이즈 . 2011
반으로 자른 자동차 차체에 일상에서 위급상황 혹은 보안상황 등을 알리는 기능이 있는 경광등의 케이스를 소재로 만든 기둥을 결합하여 구조물을 완성하였다. 여기에 일상에서 ‘소원’을 비는 행위와 관련된 소품(촛불, 천조각 등)이나 작품의 제작 의도가 이어지는 퍼포먼스 등이 더해질 수 있도록 하였다. 최첨단 공학기술과 거대한 하청구조를 수반하는 산업에 의해 만들어지는 ‘자동차’라는 오브제는 현대 도시 사회에서 단순히 공간을 이동하는 수단이 되거나 혹은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고 또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여가의 도구로 쓰는 것 등이 보통의 모습이다. 반면 작가의 지극히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상에 등장하는 자동차라는 오브제는 어릴 적 시골 마을에서 봤음직한 성황당이 차려진 바위나 혹은 네팔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나 소설 등에 등장하는 나그네의 소망이 담긴 알록달록한 천들이 바람에 날리는 돌탑을 대신할 만한 오브제로써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다. 작가가 생각하는 미래상에서 현실의 가치는 그 방향성이 판이하게 다를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끝이 없는 팽창을 이어가는 우주공간과 수억 년 동안 무한한 변화를 반복했던 지구의 자연 환경 속에서 변화에 대한 대비를 거부한 채 곧 죽어도 타락한 시스템의 생존을 고집하며 쇠락해 가는 현대의 도시문명은 이제 뒤로하고 새로운 시대에 대한 소망들에 대해 모두 함께 이야기해 볼 것을 작가는 제안하고 있다.
Make Your Wish . car, warning light, candle, fabric . 200x160x250cm . 2015
소원을 말해봐 . 자동차, 경광등, 양초, 천 . 200x160x250cm . 2015
Photo copy machine cut into pieces and reassembled with tie wraps. The inner parts are spilled out like internal organs and are painted red, blue, and yellow. The scanning neon light moves back and forth.
사무용 복사기 한 대를 분해하여 내부의 부품들은 모두 꺼내서 삼원색인 빨강, 노랑, 파랑의 색으로 칠하고 바닥에 늘어놓는다. 케이스 부분은 작은 조각들로 자른 후 가장자리에 드릴로 구멍을 내서 케이블타이로 본래의 모양으로 재조립하였다. 스캐너 부분에서 소형 형광등이 달린 바는 불이 켜진 채로 좌우로 무의미하게 왕복하는 동작을 계속하도록 설치하였다. 세상에 그 무엇이든 다 재현해 낼 수 있으리라는 현대 문명의 오만함을 주제로 ‘복사기’라 불리는 오브제를 통해서 관객들과 생각을 나누고자 시도하였다.
An Optical Illusion Of Contemporary People In Three Primary Colors . printer, cable tie . 200x200x150cm . 2008
현대인들의 삼원색에 관한 착각 . 사무용 복사기, 케이블타이 . 200x200x150cm . 2008
뉴튼블럭이라는 설치 공간의 특성을 고려하여 선정한 재료인 빨래집게 수만개를 이어붙여가며 물질의 최소 단위에 대한 연구로 잘 알려진 string 형상들을 완성한 작품이다. 이를 통해 근대의 과학과 업그레이드 되는 현실 세계 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시도하였다.
Me And Tropical Misha In Newton Block . laundry clip, iron stand . 200x200x150cm . 2008
뉴튼블럭 안 나와 트로피컬 미샤 . 빨래집게, 철재 프레임 . 200x200x150cm .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