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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metheus String project 2016-2020 

<  Installation view at Nam june Baik Art Center in 2020 . Image courtesy of Nam june Baik Art Center  >

Prometheus String VII . plant grower, 3D printed sculpture, robot movement, LED light device, PC, monitor . variable size. 2020
프로메테우스의 끈 VII . 식물 재배기, 3D프린트(PLA) 조각, 로봇 움직임, LED 조명 장치, PC, 모니터 / 가변크기(약 800 x 600 x 400cm) . 2020

<  Image courtesy of Nam june Baik Art Center  >

<  Image courtesy of Nam june Baik Art Center  >

Sculpture
The conception of the work started from a moment that artist had encountered an idea that the space might be filled with numerous information. As it is known that the information of former generation gets transferred to later ones through genes, the artist reasoned that material essence of life in cosmic space refers to the continuity of delivering information. This project started from this thought and has been realizes as a generative art project in collaboration between art, science, and technology. It contemplates on the substance of life with a new perspective.

Living creature - > sensor - > Database - > converting data - > generating 3D shape - > 3D printing 

                                                                                                              - > robotic sculpture/data-visual performance

As the first version of ‘Prometheus String’ series, the artist performed sensing six hours a day for a generation of kidney beans (a species with a short growth period), collecting data(such as temperature, humidity, size of plant, UV, etc.) that were then fed into a specially produced 3D shape-generating program that translated them into three-dimensional shapes of differing forms from day to day. Pieced together in sequence, the resulting figures became a sculpture in string form, showing the metabolic progress over the passage of time of a plant.

The project’s title, Prometheus String, draws both from the Greek myth of Prometheus who provided humankind with its first technological innovation by imparting the means of controlling fire, and from String theory which attempts to uncover the origin of the creation of the universe by explaining that all of the particles and fundamental forces of nature might be in one model as vibrations of tiny super symmetric strings.

Since April 2016, the research has been on going with regular advises by KNA(Korea National Arboretum). Basic technique like automation of sensing- physical computing-3D printing has been accomplished with a researcher from KIST.
프로젝트 장소의 위도, 경도에 따른 위치와 해당 지역의 지역성(인문, 역사, 사회적 이슈 등)을 고려하여 지정한 식물의 생육과정과 관련한 정보(조도, 온/습도, UV, 식물의 사이즈, 주변 소리 및 움직임 등)를 추출하여 데이터베이스를 만든다. 이 데이터를 컴퓨터를 통해서 3D 프린팅을 위한 정보로 변환시켜서 식물의 생육주기 동안 매일 3D프린터를 사용하여 제작하는 방식의 입체 미디어 조각 작품을 중심으로 인터랙티브 애니메이션 영상, 로보틱 퍼포먼스, 인공지능 퍼포먼스(오디오 비쥬얼) 등 다양한 매체적 실험을 진행하였다.
그리스 신화에서 인간에게 불을 전달해 주고 문명의 기초를 만들게 해준, 그러나 제우스의 미움을 받아 질병과 증오로 가득한 판도라의 상자의 원인이기도 한 프로메테우스는 삶과 죽음의 이미지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캐릭터이다. 여기에 우주의 생성 기원을 밝히는 ‘초끈 이론’의 이미지와의 결합을 통해 생명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실험을 시도하였다. 예를 들어 인간의 신체를 살펴보면 한 쪽에서는 죽은 세포들이 각질이 되어 떨어져 나가고 다른 한 쪽에서는 새로운 세포 분열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생명체란 이렇게 삶과 죽음의 연장선의 한 토막인 것이다.

‌                                                                       식물(생명체) 생육 정보 - > 데이터 변환 - > 3D프린팅 - > 입체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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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ft : Prometheus String I . right : Image of a plant's growing process

 Living Sculpture 프로젝트의 첫 번째 실험으로 지난 2016년 4월경부터 준비해온 Prometheus’s String 시리즈는 생물학에서부터 피지컬 컴퓨팅 등의 과학 및 공학 분야의 전문가들의 협력을 통해 완성할 수 있었다. 피지컬 컴퓨팅 관련 자문에 SMIT확장미디어스튜디오 김현주 교수, 중요 프로그램 공동 개발에 전KIST연구원 엄태영 박사, 식물관련 자문에 국립수목원 DMZ자생식물원장 이정호 박사 등이 프로젝트 전반에 걸친 협업 및 조언을 해주었다. 이 후 최근 버젼(Prometheus’s String V 2018)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인공지능 퍼포먼스( 로봇 움직임 , 데이터 비주얼)와 관련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Prometheus’s String II: ‌Taipei Artist village에서 최초로 설치된 두 번째 버전에서는 조각 작품 위에 식물이 계속 자라게 하고 동시에 조각 작품이 증식해 나아가도록 하였다.

<  Installation view at Taipei Artist Village in 2017 . Image courtesy of Taipei Artist Village  >

<  Image courtesy of Taipei Artist Village  >

‌2019년 아마도예술공간에서의 개인전에서는 전시 공간을 고려하여 형태가 다소 변경되어 설치 되었고, 또한 작품에 내장된 모스부호에 의해 깜빡이는 LED 조명 장치는 작가의 메시지를 송출하며, 관람객들로 하여금 코드를 해석해 보도록 유도한다.

<  Installation view at Amado Art Center in 2019 . Image courtesy of Amado Art Center  >

<  Image courtesy of Amado Art Center  >

<  Image courtesy of Amado Art Center  >

<  Image courtesy of Amado Art Center  >

Social issue

Considering of history of the city for this third version of Prometheus’s String, I wanted to collect a plant form the secretly buried site of massacre victims of 18th May Gwangju. Due to delay of excavation proceeding by South Korean government’s investigation team, sculpture will be finalized when they find the right site.

Prometheus’s String III : 조각 작품 전체의 조형적 구조는 Prometheus's String II의 구조를 그대로 이어가고, 센싱 대상인 식물의 선택과 관련하여 프로젝트의 실행 지역인 광주의 역사성을 반영하는 시도를 하였다. 1980년 당시 군사정권의 잔혹한 시민 학살의 현장이었던 518광주민주화운동은 광주의 아픈 역사이다. 더욱이 본 작품을 준비하는 기간 중에도 518 진상 조사단에 의해 희생자들의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암매장지를 발굴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러한 광주 지역을 역사성을 작품에 반영하는 시도로써 암매장지 주변에서 식물을 채집하여 그와 관련된 정보에 의해 생성 되는 조각 작품을 시도하였다. 

Prometheus's String IV: Forth version of Prometheus’s String is about reunification of two Koreas. Exhibition area was(Shinsadong/Seoul) around 58km away from Panmunjeom( official meeting place for two Koreas’s representatives) and in symmetric position to north side of Panmunjeom, it reaches around Mulgae train station in North Korea. I’m proceeding growing a plant collected in DMZ(demilitarized zone) with collaboration of KNA(Korea National Arboretum) to extract information. This new project will be finalized when finished sculpture is installed near Mulgae station in North Korea.    

Prometheus String IV: 서울소재 한미갤러리에서 진행되었던 4번째 버전의 Prometheus's String 시리즈에서는 서울지역의 지역성을 강하게 드러낼 수 있는 소재로 ‘분단국가’를 결정하였다.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미 무감각해져 버린 한국내에서의 분위기와 다르게 해외로 조금만 나가도 남북 정세에 정치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높은 관심도를 보이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런 서울의 지역적 특수성을 반영하는 방법으로 남북한의 통일의 염원을 상징할 목적으로 작품의 프로세스를 기획하였다. 우선 기존의 식물의 생육정보에 의해 제네레이팅 되는 조형성은 그대로 유지하되 식물 선정을 남한과 북한 양쪽의 기후 상황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종으로 선별하기 위하여 국립수목원 DMZ자생식물원(강원도 양구소재) 이 정호 박사에게 조언을 얻어 진행하였다. 또한 협의를 거쳐 식물원 내에 작품을 설치하고 그 위에서 식물이 계속 자랄 수 있도록 적응기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였다. 이 후 본 작품의 전시가 진행되었던 서울소재 한미갤러리에서부터 판문점까지의 직선거리인 약 58km를 동일 방향과 거리의 북쪽에 위치한 지점의 근방에 있는 북한의 물개역(기차역)/ 평산군 에 조형물을 식물과 함께 설치하면 작품이 최종적으로 완성된다.

<  Installation view at Hanmi gallery in 2018  >

Robot movement
Prometheus’s String V ~ VII: 작품의 전반에 걸쳐 로봇 움직임이 다양화 되었으며, 가장 최근 버전인 VII버전에서는 컴퓨터에서 전송받는 실시간 데이터에 의해 움직임이 조종되게 하였다.

<  Image courtesy of Centre Culturel Coreen-Paris  >

<  Image courtesy of Geumcheon Art Factory  >

<  Image courtesy of Amado Art Center  >

Prometheus String V
-burning passport (전시 서문)

정승 : 예측불가능을 향해 투사하는 약속 / Promise Toward Unpredictable
유진상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인간의 크기(scale)에 맞는 수평적 시선 위에서 물리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 횡적인 현실 속에서 인간은 지상에서 약 1.5미터 정도 (170cm의 평균키를 감안했을 때) 위에서 보이는 세계를 경험한다. 이 비전 안에서 보이는 세계에서 지구의 지표는 평면으로 지각되며 인간과 세계가 갖는 관계는 거리, 속도, 군집, 노동, 위계, 조직, 섭생 등의 조건들에 의해 규정된다. 두 번째 현실은 인간의 크기와는 다른 차원에서 드러난다. 조금만 작아지거나 커져도 이 현실은 금새 소위 우리가 ‘자연과학’이라고 부르는 연구의 대상이 된다. 이 현실을 매우 작은 규모나 큰 규모로 확대하면, 그것은 인간사회의 경험적 현실과는 무관해 보여서 이해하기 힘든 어떤 것으로 대체된다. 대중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대중들은 이러한 현실에 대해 점점 더 많은 관심과 이해를 획득해나가고 있다. 세 번째는 가상현실, 혹은 정보에 의해 재구성된 현실이다. 가상현실은 인간을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인 ‘두뇌’의 독자적 특성에 의해 규정되는데, 즉 두뇌는 감각기관을 통해 입력한 정보들을 고유한 논리에 따라 현실의 일부로 다룬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입력된 정보가 현실과 매우 유사하거나 현실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배치된다면 두뇌가 그것을 현실의 일부로 다룸으로써 인간이 인식하는 현실에 대한 판단을 변화시킬 수 있다. 우리는 이 세 가지 현실을 경험적으로나 인식론적으로 모두 인정하면서 살아가는 첫 번째 세대에 속한다. 말하자면 상이한 차원의 현실들에 대한 일관된 지각과 인식의 통일장(unified field)을 모색하고 있는 최초의 인류들인 것이다.
정승의 작업은 이러한 현실의 복합적 구성을 전제로 한다. 그의 작업은 인간을 둘러싼 사회적, 역사적, 정치적 조건들을 인용함으로써 그것들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시점 그리고 그것들을 재현하는데 사용되는 기술적 도구들의 개입에 주목한다. 오늘날 우리는 현실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사실과 기술적 조건이 핵심적으로 다루어지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각 분야에서 인간의 역량을 초월하고 있을 뿐 아니라 GNR(유전공학, 나노기술, 로보틱스)이 인간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어느 정도 기정사실이 되어가고 있다. 20세기부터 사회를 유지시켜 오던 기간기술(교통, 통신, 전산기술)은 점차 무인화, 계정화, 빅데이터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인간은 우주적 진화의 과정에서 하나의 과정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만약 과거에 신의 의지에 따른 창조로 설명되던 생명현상이 ‘정보의 연속성’ 즉,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배치가 스스로 반복하기 위해 자신을 복사하고 복제하는 것일 뿐이라면, 혹은 열역학적 비-가역성의 전체 속에서 에너지를 축적함으로써 엔트로피에 저항하는 가역적 영역을 만들어내는 것뿐이라면 이러한 과학적 전제를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의미체계나 신념과 어떻게 통합시킬 수 있을 것인가?
정승은 자라고 있는 식물의 성장데이터를 추출하여 그것을 3D 프린터를 통해 입체적인 형태로 재구성하는 일종의 번역 과정을 시도해왔다. 2016년부터 시작된 < Living Sculpture Project >를 통해 그는 생물학과 피지컬 컴퓨팅을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이 과정에서 작가의 주도적 해석이 개입하게 되는데, 작가에 따르면 데이터를 모델링 프로그램에 대입할지 아니면 프린터의 기계적 신호에 직접 대입할지에 대한 결정 등은 전적으로 그의 상상력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직관적 판단은 이 프로젝트가 갖는 미학적 측면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현실은 끊임없는 선택과 자유의지에 의해 분기(分岐, ramify)한다. 이러한 분기는 정보의 연속성과 양립한다. 다시 말해 분기가 연속성에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해지는 미래에 대해 우리가 갖게 되는 의문은 그것이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 분기(unpredictable ramifications)들을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정승의 작품 < 프로메테우스의 끈 Prometheus’s String >은 인간에게 최초의 기술적 혁신인 ‘불’을 만드는 법을 전수한 프로메테우스의 신화와 함께 일종의 물리학적 통일장 이론인 ‘초끈 이론’(Super-String Theory)을 인용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프로메테우스의 끈’은 세계가 인간에게 허용하는 지식의 지평을 더욱 넓게 허용할 것이라는 미래에 대한 약속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스어의 Προμηθεύς 는 미래를 예지하는 사람을 가리키며 유음어(類音語)인 불어의 ‘pro-mettre’는 약속을 의미함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투사를 함축한다. 최초의 작업인 < Prometheus’s String I >(2017)은 생육기간이 짧은 강낭콩을 한 세대에 걸쳐 매일 6시간마다 센싱하여 정보를 수집한 뒤 그것을 특별히 제작한 3D Shape Generating Program 을 통해 매일 다른 형태의 입체로 번역하였다. 이렇게 출력된 입체는 순서대로 이어 붙여져 시간적 흐름에 따른 대사의 과정을 보여주는 ‘끈’ 형태의 조각이 되었다.
물론 우주를 구성하는 물리적 최소단위를 끊임없이 진동하는 일차원적 끈으로 보는 ‘초끈이론’과 생명현상에서 나타나는 정보의 연속성을 위한 기제로 보는 ‘생명정보이론’ 혹은 생명의 기본단위에서 일어나는 정보교환에 대해 규명하는 ‘생체정보이론’ 등을 동일선상에서 다루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예술가의 개입이 ‘병치’를 통해 파생되는 ‘아직 규명되지 않은 세계에 대한 지각’을 이끌어내는 것이라면 서로 다른 층위의 지식들의 연결을 통해 떠오르는 ‘상호지시’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작가는 여기에 더하여 극적 요소와 수평적 현실에서 인용된 정치적 기억들을 다시 중첩하였다. < Prometheus’s String II >와 < Prometheus’s String III >는 긴 끈의 형태로 제작된 조각 위에 실제 식물을 ‘접붙이거나’, 1980년대 한국 광주에서 일어났던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사실들을 연결함으로써 과학적 층위의 인용들을 정치적 층위의 사실들과 병치하기를 시도한 작품들이다. 어떤 의미에서 ‘끈’이란 과학적이고 객관적이지만 경험할 수 없는 거시적 혹은 미시적 현실의 의미체계와 구체적이고 경험적이지만 극도로 인간적 영역에 한정된 의미체계의 연결을 상징하는 단위이기도 할 것이다. < Prometheus’s String IV >(2018)에서는 정보의 원천으로 사용된 식물들을 한국의 국립수목원 DMZ 자생식물원에서 자문을 받아 남한과 북한의 기후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종으로 선택하고, 최종적인 작품의 설치 장소를 최초의 전시장소인 한미갤러리에서 판문점까지의 직선거리인 58km를 다시 북쪽으로 연장한 위치인 북한의 평산군 물개역으로 정하는 등, 생명과 역사 사이의 ‘끈’ 그리고 ‘미래로 투사된 약속’의 의미를 확장하여 해석하였다.
최종적으로 < Prometheus’s String Prometheus’s String V >에서는 인터랙티브 영상을 활용하여 가상현실을 기존의 작업에 접맥하는 단계가 추가되었다. 여기에는 두 개의 영상이 사용되었는데 하나는 전 세계의 여권들을 각각의 파티클로 설정하여 관객들의 움직임에 따라 여권들이 불 타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두 번째는 기존의 조형물이 벽이나 바닥과 닿는 부분으로부터 벽, 바닥의 저편으로 무한히 이어져 보이도록 연출된 영상이다. 여기에 퍼포먼스까지 추가하여 극적 효과를 배가하였다. 역사적, 정치적 세계관의 상징적 소재인 ‘여권의 소각’은 국경이라는 경계에 의한 배제와 차별에 반대하는 매우 적극적인 행위임과 동시에 그것이 가리고 있는 상위의 조건들을 드러내고자 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그리고 가상현실을 통해 벽이나 바닥과 같은 물리적 한계들을 뛰어넘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물리적 차원을 넘어서는 세계의 연장에 대한 강력한 암시처럼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복합적이고 중층적이며 독립적인 층위들의 병치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정승의 작업은 예술적이고 미학적인 서사에 머무는 것이 아닌, 제 차원들의 병치와 상호지시 및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해결책들에 더욱 커다란 노력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젝트는 그보다 더 커다란 난제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각 영역을 관통하여 일관성과 창의성, 그리고 의미체계의 유효함과 독자성을 획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프로젝트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산업 분야에서 그리고 이론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높은 중요성을 부여할만한 통합적 과제이다. 예술가가 이와 같은 높은 수준의 통합적 사유를 추구할 때 각 영역에 대한 지적, 기술적, 미학적 이해를 모두 확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엄청난 시도에 도전하는 예술가를 단지 무모하다고 할 수 있을까? 정승이 수평으로 출력이 가능한 3D 프린터의 개발을 통해 무한히 이어진 조형물을 제작할 수 있는 해결책을 개발했을 때, 그리고 그가 인터랙티브 프로그램의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혼자 장치들을 재배치하고 프로그램의 개선에 매진할 때, 그리고 그러한 기술적 이슈들 외에도 상이한 맥락과 의미들의 네트워킹을 위해 폭넓은 지식들에 관해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러 다닐 때, 나는 이 모든 과정과 단계들이 매 순간 미학적 의의를 창출해내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중요한 것은 과학자와 정치가, 예술가와 대중 모두 역사적 특이점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고, 이러한 거대한 변화에 대응하여 예술가가 스스로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해결책을 발견하며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 Prometheus’s String > 프로젝트가 갖는 미래로의 투사와 그것에 대한 약속의 의의를 중시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접하는 제반 현실들의 중요성 못지않게 그것들을 하나의 세계 안에서 일어나는 통합적 현실로 규명하고 각각의 층위에서 각기 의미있는 현실로 재구성하고자 하는 의지 역시 매우 중요한 것이다. 나는 예술가를 지지한다. 스스로 자기가 다가서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그의 시선이 소중할 뿐이다.